대안학교 방문기/대안학교를 생각하세요?
대안학교를 알아보는 당신의 본심은...
블루부뇽
2010. 4. 15. 14:12
대안학교를 알아보러 다닐 때, 나는 자신이 꽤 지적이라고 생각했다.
비판적이고 깨어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대안학교를 탐방하면서 나는 학교의 실체뿐 아니라 나 자신의 본심에도 다가서게 되었다.
나는 '나 대신 누군가 해주길' 바랬던 것이다.
아이를 믿고 맡기고 내 자신에게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곳을 찾아다녔다.
결국엔, 어디를 가든, 어느 곳을 선택하든, 아이에게는 부모의 역할이 가장 크고, 그 자리는 누군가 대신해 줄 부분이 아님을 깨닫게 되었다.
어쩜, 대안학교가 실질적으로 겪는 말 못할 고충들은
본인은 손을 놓고 있으면서 내 아이를 누군가에게 믿고 맡기려고 찾아오는 부모들 때문인지도 모른다.
즉, 제 자식의 문제점은 보지 못하면서 교육 탓만 하는 부모들말이다.
그런 부모들 때문에 대안교육의 발전이 늦어지게 될지도 모른다.
얘기를 해 보면 모든 부모가 남한산초등학교를 원한다. 모든 부모가 자연 속의 학교를 원한다. 감성교육의 중요성에 모든 부모가 고개를 끄덕인다. 그러나 막상 그 부모들의 가정으로 들어가 보면 교육은 전혀 딴 판이다.
대안학교는 인성을 살려주는, 자연친화적인, 살아있는 교육이래! 어머그래? 하며 달려드는 당신.
대안학교를 알아보는 당신의 실체를 보라.
정작 당신은 남을 배려하는 일은 어색하고, 환경은 도통 생각하지 않으며, 책만 펼치면 잠이 들지 않는가?
대안학교를 알아보는 당신의 본심은,
내 아이를 누군가 대신 길러주기를 바라는 비겁한 본심이 숨어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