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이 많은 날

인성교육

블루부뇽 2010. 7. 10. 17:48

우리 가족은 산자락에 자리잡은 대천교회에 다닌다.

아파트 단지 근처 교회에는 잘 차려입은 사람들과  반들반들한 건물이 있다. 그러나 우리 가족은 저소득층이 사는 동네의 교회에 다닌다.

그러다보니 교회에서 자폐아나 뇌성소아마비 등의 장애를 가진 사람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남편은 어디에 가서 이렇게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보겠느냐며 이런게 인성교육이라고 침을 튀긴다. 

 

한때는 그 교회에 계속 다닐까 고민했었다. 평범한 중산층의 우리 가족이 너무 튀는 것 같아서였다. 그리고 저소즉층이다보니 사는 게 힘들어서 아이들의 차림새나 가정교육은 질이 떨어졌다.

그러나  내 생각은 곧 바뀌었다.  우리 아파트 단지만 해도 좀 산다고 해서 가정교육이 잘 되어 있는가? 아니다. 오히려 오냐오냐하다보니 욕구조절이 안 돼서 폭력적이다. 

자녀는 부모가 바라보고 대하는 방식으로 세상을 대하는 것 같다. 남편은  이 교회가 인성교육의 장이라며 만족해한다. 가난한 사람, 장애가 있는 사람, 잘 차려입은 사람, 못생긴 사람, 부유한 사람 등 자연스럽게 세상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있음을 알게 될 거라고 한다.

 

반면, 나는 이런 생각도 한다.

중학생이 되면 아이들도 터닝 포인트가 필요하다고.

다니던 교회에서 벗어나고 살던 동네에서 벗어나야 고인 물이 되지 않는다.

지금의 환경도 익숙해지면, 다양함의 범주에서 벗어나게 된다. 가치란 항상 변하는 것이니깐.

 

인성교육이란 거창한 것이 아니다.

나말고 다른 사람이 있음을 아는 것이다.

그것도 아주 다양한 사람이 있음을 말이다. 

그래서 남을 인정하고 배려하며 

나는 나다운대로 사는 자유로움을 갖는 것.

그럼 충분히 행복하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