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부뇽 2010. 10. 11. 13:57

난 벌써부터 내가 늙고있다는 걸 곰곰 생각하곤 한다.

내 친구 ㅇ은  내가 젊다는 사실을 곧잘 잊는다고 하지만....

난 사실, 어릴 때부터 제 나이보다 일곱살 이상은 항상 플러스해서 살아온 듯 하다.

대학생인 20대에도 서른살 인양, 우울하고 염세적이였다.

그런데 정작 서른여섯인 지금은, 오십대인 듯한 느낌이다. 

사랑하는 자녀를 생각하면

인생의 유한함에 슬퍼지고,

추억이 퇴색되는 것도 슬프고,  

전도서의 말씀처럼 헛되고 헛되다는 결론에 닿곤 한다.

이제 73이신 시어머니께서 노을을 바라보며 인생의 찬란함과 덧없음에 대해서 말씀하셨을 때, 

너무나 닿아와 눈시울이 젖은 기억이 난다. 

 

곧잘 늙은이같은 생각을 해서인지,

지금 이 순간의 행복, 내가 나일 수 있는 자유의 가치를 깨닫는다.

또한, 젊을 때에는 막연했던 예술과 철학이 있는 삶에 대해서도 묵은 된장처럼 그 맛과 가치를 알게 된다.

가을이라서 그런가,

생각은 생각을 낳고

가슴을 공허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