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이 많은 날
딸
블루부뇽
2011. 11. 26. 16:32
나의 어린시절은 가난하고 외로웠다.
가끔씩 아이들에게 엄마의 어린시절을 이야기해주면,
공감능력이 뛰어난 딸은 나를 꼭 안아주며 "엄마, 불쌍해. 불쌍한 우리 엄마"라고 말한다.
아들은 "할머니는 왜 그랬대요?"라는 멘트만 던질 뿐 시큰둥하다.
딸이 없었으면 어쨌을까 싶다.
정말 지겹게도 하고 진짜 귀찮을 때도 많지만
내 마음을 위로해주고 진심으로 내 생각을 해주는 것은 딸 뿐인 것 같다.
오늘 아침, 교회에서 부천만화박물관을 간다는 사실에 행복해진 딸이 속삭였다.
(어디 놀러 간다고 할 때의 아침에는 애교쟁이에, 준비도 어찌나 후다닥 하는지.)
"엄마만큼 잘 해주는 사람이 세상에 또 있을까?"
잘 해주는 사람은 많겠지만
나만큼 너를 위하고 헌신적으로 사랑해줄 존재가 또 있겠니?
"없어!나 뿐이야!"
우리는 꼭 부둥켜안고 이불 위를 뒹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