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글은 날카롭고 비판적이고 거침이 없다.

글은 차갑고 공격적인 사람으로 보인다.

그러나 실제로 나와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들은,

편안하고 따뜻한 사람, 상냥하고 친절한 사람으로 생각한다.

오히려 만만하고 쉽게 생각하는 경우도 제법 있다.(그러나 된통 당하지..ㅎㅎ)

 

오늘 ㄷ을 만났다.

네이버 블로그를 통해 만난 인연이다.

그녀 역시 직접 만나보니 글과는 너무 다른 나의 이미지에 의아해 했다.

 

나는 여러개의 나를 갖고 있어서

나를 아는 사람마다 다르게 말하곤 했다.

중학생 때, 담임선생님과 독서반 선생님이 나를 한가운데 두고

논쟁을 벌이신 적도 있다.

담임 : 다양이는, "우리 달나라에 갈까?"하고 말하면,

          "가고 싶지 않아요. 그런 데를 왜 가야 하는거죠?"라고 말할 애예요.

독서반 선새님 : 어머, 무슨 말씀이세요. 다양이는 "우리 달나라 갈까?"하면,

                       ""난 달나라 뿐만 아니라 별나라도 갈거예요!"라고 말할 애인걸요. 

담임 : 정말이요? 다양아, 너에게 그런 면이 있었니?

 

상황에 따라, 

상대에 따라, 

여러 개의 나를 돌려가며 내세우는 기술은 

나이를 먹으며 점점 숙련되어 가는 것 같다. 

이제는 이해받고 싶은 욕구도 없다.

소통을 원하는 마음도 체념한 지 오래다.

사람들과 거리를 두고

그저 관계에 삐그덕 거림만 없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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