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미산 학교를 끝으로 대안학교 탐방은 당분간 끝내려 한다.

입학 설명회조차 않는 학교들도 있지만(결국 부모들의 주머니에서 '돈'이 나가는데 설명회조차 않는다니! )

툭 까놓고 말해서 이런 것들 다 감수해야 한다. 

사실 수업료에 대한 언급은 입학설명회에서 나눠주는 소식지에도,

학교의 홈페이지에도 없다.

고생할 각오하라는 말 외에는 부모들에게 불친절한 게 대안학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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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미산 서류면접의 탈락은 많은 의미가 있다.

우선 대안학교가 희망이라는 절대적 믿음에서 벗어났다.

공교육을 향한 희망을 찾게 되고,

가정교육의 중요성을 깨닫게 했다. 어쩜 이것이 교육의 핵심일 것이다.

교육의 핵심일거라 짐작했지만 누군가(바로 훌륭한 교사가) 이끌어주기를, 부모라는 짐에서 조금 벗어날 수 있기를 바랬던 내 모습을 똑바로 보게 만들었다.

 

울 아이가 입학한 보라매 초등학교에서는 방과 후 수업을 적극적으로 하고자 한다.

그런 면에서 성미산과 같은 대안학교가 떠올랐다.

사교육을 줄이고 전공을 가진 엄마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는데

대안학교들처럼 의무성을 강조하며 부모들의 수업참여를 조장한다기보다는 자율성을 많이 띤다.

건물도 열악한 대안학교보다 나을 뿐만 아니라

어린이 도서관 시설과 비치된 책들도 훌륭하다.

 

나이 드신 선생님이 담임으로 되었고

엄마들의 극성도 대단하고,

반 인원은 43명이나 되지만,

불안해하는 건 엄마들이지 아이가 아니다.

맘에 안 들어하는 건 엄마들이지 아이가 아니다.

 

함께 학교 도서관에서 책을 빌렸다.

누군가는 독서통장에 도장을 많이 찍기 위해서 책을 빌릴 수도 있다.

나는 공짜로 실컷 책을 보고싶어서였다.(안타깝게도 학부모 도서는 별로 없었지만.)

애초에 대안학교를 생각했던 이유를 곱씹곤 한다.

경쟁보다는,  문학과 예술을 아는, 생각하는 아이가 되기를 바랬다.

상식적인 교사들과 덤덤하게 아이를 지켜볼 수 있는  엄마들의 모임을 바랬다.

꼭 대안학교에 가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내가 그렇게 살 때, 그리고 아이를 바라보며 기다려줄 때. 

내 아이가 대안적 교육을 받는 것일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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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미산학교에 입학지원서 양식을 다운받아 냈다.

질문지는 생각보다 많은 시간을 필요로 했다.

 

우산, 입학생이 직접 쓰는 <자기 소개서>의 질문10개. - 아이가 불러주는 걸 부모가 받아 써도 된다.

학부모 작성용 <자녀 소개서>의 질문 19개.- 부모 중 한 명이 써도 된다.

아버지가 쓰는 <학부모 소개>의 질문 10개.

어머니가 쓰는 <학부모 소개>읮 질문10개.

아버지 독서 후기, 어머니 독서후기.

 

<자기 소개서>에서는 아이의 장래희망이나 엄마아빠가 가장 고마웠을 때, 가장 화나게 했을 때, 그리고 성미산에 대한 아이의 생각, 성미산에 바라는 점등에 대한 질문이 있다.

<자녀 소개서>에는 자녀의 식습관이나 컴퓨터 게임, 아이의 건간 상태나 기질, 형제와의 관계, 평일과 주말 저녁의 가족의 모습, 다니고 있는 교육기관 생활 등에 대한 질문이 있다.

<학부모 소개>에는 부모의 직업이나 성격에 대한 설명을 요하고, 살아온 성장환경에 대한 생각, 장애우에 대한 의견 등의 질문이 있다.

 그리고 학교에 어느정도의 협조를 할 수 있는지, 어떤 협조를 생각하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이 들어 있다. 사실, 이 부분에서 뜨끔했다.  나같이 개인성이 강한 사람이 단체성이 요구되는  대안학교에 잘 맞을까?우리 아이들은 어딜 가나 잘 어울리고 사랑받겠지만...... 나는 솔직하게 혼자 있는 걸 좋아하고 혼자서 영화보고 책읽고 밥 먹는게 취미라고 썼다. 수줍음이 많아서 많은 사람 앞에 서는 걸 싫어하고 빈혈환자라서 툭하면 쓰러진다고 썼다, 쩝.

게다가 독서 후기에는 ....

두권의 책 중 한 권을 읽어서 내면 된다. <아이는 기다려 주지 않는다> <가족에서 학교로 학교에서 마을로> 

나는 <가족에서 학교로 학교에서 마을로>를 선택했다.

그리고 이건 논문 수준이라고 썼다. 독자층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불친절한 책이라고 했다. 명확한 견해는 짧고 쉽게 설명된다고 썼다. 도대체 무얼 말하는건지 모르겠다고 썼다. 이 책에서 일관되게 주장하는 주제가 무엇인지 모르겠다고 썼다. 그 중 몇 개의 쳅터는 마음에 들었는데 그 이유도 간결하게 썼다.

 

서류 전형에서 떨어졌다는 메일을 받았을 때에는 첫 느낌이 불쾌감이었다.

이렇게 꼬치꼬치 캐물어 놓고는 "죄송합니다. 우리 학교와 잘 맞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 점은 논리적으로 설명 안 됩니다. 경험에서 오는 감입니다."라는 식의 답신에 화가 났다. 캐물은 만큼 대답도 구체적이어야 하지 않을까. 귀하의 지나친 개성과 자기 주장이 우리의 공동체에는 안 맞는 것 같습니다.라든지.

학교 활동에 좀 더 협조적인 답변을 해주신 부모님께 점수를 더 드렸습니다라든지.

선택 기준의 모호함이란!!  사람 진 빠질 정도로 질문을 퍼부어 놓고는, 우리의 '감'에 당신은 아니다라니!

 

한편으론 속이 시원하기도 했다.

대안학교가 주는 확신은 70프로 정도이다.어느 학교를 가나 비슷했다.

나머지 30프로의 불안 속에는 내 자신의 강한 개성, 학교의 시스템이 치밀하지 못하다는 인상, 부족한 시설, 현실과 따로 노는 듯한 느낌, 아직까지도 많이 알려져 있지 않고 정보얻기가 어렵다는 점 등등의 이유가 있다. 성미산의 불합격은 또다른 길을 찾게 한다는 점에서 시원하다.  

막상 서류 전형에서 불합격되니 속이 씨원하다.

이제야 안정을 취할 수 있을 것 같다. 대안학교에 대한 불안과 기대에서 어느정도 놓여날 수 있을 것 같다.

 

중요한 것은 현재 아이들이 무척 행복해하고 있다는 것,

그리고 우리 부부가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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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는 남편이 입학 설명회를 다녀왔다.

그리고 올 해에는 내가 직접 다녀왔다.

결론은 좋은 인상을 받았다.

도시형 대안학교인 만큼,

주변의 변화와 정보에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듯 했다.

물론 좁은 주택가에 위치해 있다보니

주거환경도 불편하고 아이들이 뛰어 놀만한 공간도 없어 보였다. 그 점은 성산동이라는 동네의 한계인 것 같았다.

성미산 학교에서는 그 한계점을 극복하려는 듯, 다양한 외부 강사와 나들이수업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중고등학교를 시작으로, 초등학교까지 인가형 학교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인가를 장기적으로 고려하고 있다는 게 마냥 이상을 향해만 가는 교육인 것만은 아닌 것 같았다. 그 점이 내 맘엔 들었다. 

 

사실, 내가 살고 있는 곳은

공원이 바로 옆에 있고 병원도 주변에 많으며

조용하고 깨끗하고

구에서 운영하는 체육시설도 붙어 있다.

작은 산까지 아파트 옆에 붙어 있어서

지금 다니는 교회나 어린이집은 그 산으로 놀러 가는 일이다.

게다가 물가까지 저렴하다.

이렇게 평화롭고 좋은 환경을 포기한다니.

나같은 병자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부모들이 고민할 것이다.

삶은 자식으로만 이루어진 것은 아니지 않은가.

 

지루한 설명회에서 좋은 인상을 받았지만

일단은 일반 학교에 보내기로 결정했다.

나에게 물었다.

우왕좌왕하고 있다면,

그만큼 문제의식을 명확히 갖고 있지 않은 것이다.

아니면 덜 절실한 것이다.

나는 부딪히기로 했다.

그래서 일반학교에 보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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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은 일반 학교를 보내기로 했다.

그리고 문제의식을 강하게 받은 후에는, 과천으로 가려던 계획을 수정해서 성미산으로 가는 건 어떨까 생각하고 있다.

남들이 직장의 위치를 고려하듯이, 우리도 홍대와 가까운 곳을 선호하게 된다. 미술재료도 그렇고 작업실과의 거리도 그렇고......

 

그는 여자아이를 하나 키우고 있어서인지(사실 난 그 원인을 알 것 같지만) 이사문제나 학교에 대해서도 골치 아프게 고민할 것 뭐 있느냐고 말한다.

아직 시간은 충분하고  아이에게 맞는 학교를 정해서 옮기는 일은 그렇게 골치 아픈 게 아니라고 한다.

그는 여유를 가지라며 쿨하게 말했다. 그래, 내가 너무 염려하는 건지도 모르지..... 하지만 문제의 핵심은 그게 아닌데 .....그는 남의 일을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고 관찰하지 않는다. 그러면서 인생을 겪은 선배처럼 간단하게 말한다. 그는 어떤 문제의 다양한 단면 중 하나밖에 볼 줄 모른다.

 

학교를 정한다는 것은 단지 아이만을 기준으로 생각할 수는 없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인만큼, 여러가지 요소들을 고려해 보게 된다.

그리고 그 고민은 발전으로 이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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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기독교인이다. 그러나 천주교의 구제사업에 대해 존경심을 갖고 있다. 교회가 자기 교세확장에 많은 돈을 들이고 있을 때, 천주교는 비행청소년을 재활시켜주는 직업 학교를 운영하고 저렴하게 제공하는 커피숍을 운영한다.

이 커피숍말인데! 우리 동네에는 천주교 재단에서 직업학교를 다시 짓고 남은 자리에 커피숍을 차렸다.

커다란 유리창이 시원함을 주는 이 커피숍은 블랙은 1000원이며 라떼 종류도 3천 몇 백원한다. 인테리어는 아주 심플하다.

정말 이곳은 이윤을 직업학교에 투자하는구나라는 근거없는 믿음이 생긴다. 사치스럽다는 느낌이 안 들기 때문이다.

 

그에 비해, 성미산 학교에서 차린 커피숍은 .....강남 분위기 살짝 내주면서 .....아니, 왠 돈을 저렇게 투자하는가 싶을 정도다.

물론 자세한 내막은 알지 못하나,

커피숍 하나 소박하지 못하고, 기부된 돈으로는 건물을 늘린다고 하니...정말 아이들을 생각한다면 운동장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바라보는 입장에선 이래저래 그 사치스러움이 못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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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8일, 성미산 학교의 설명회에 다녀 왔다.

나는 둘째 아이 때문에 가질 못했고 남편이 큰 아이와 함께 다녀왔다.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 대안학교계의 귀족학교라는 느낌을 받았다고 한다.

4층짜리 건물에, 시설도 좋고 (사진 속의 도서관은 정말 번듯했다.), 세 명의 영양사가 책임지는 식단은 그야말로 입이 쩍 벌어질 정도로 잘 나온다고 한다. 게다가 70프로 이상이 맞벌이 부부들이라 부모참여 수업의 부담이 조금 적은 것도 좋았다. 대안학교를 보내면서 가장 힘든 부분이 부모의 입장 아니겠는가. 길들여온 방식에서 벗어나기 위해 공부해야 하고 기존의 눈들과도 대응해야 하고(특히, 가족들) 사회적으로 돈도 벌어야 하니 말이다.

맞벌이 부부들이 많다는 것은 우리같은 프리랜서라도 맞벌이임이 확실한 경우엔 반가운 소식이다.

초중고 합쳐서 120명이라고 하니 학생들도 꽤 많은 것 같았다.

하지만 땅 값이 비싼 서울 한 중심가에 있기 때문에(성산동-신촌, 홍대와 가깝다.) 기부금 명목의 입학금이 생각보다 컸다. 천오백만원.  월 교육비는 45만원에 9억원짜리 땅을 빚지면서 생긴 이자로 2만원이 추가돼서 47만원. 한 학기에 세번 정도의 외부 수업 때엔 10만원 정도를 더 낸다고 한다. 거기에 식비가 7,8만원 정도 더 추가된다. 우리같이 두 자녀를 보낼 경우엔 한달에 대략 백만원이 드는 셈이다. 만만찮은 부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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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적인 문제를 포함, 또다른 문제점은 운동장이 없다는 것이다.  수영이나 검도 등의 운동은 다른 공간으로 이동해서 한다. 발산적인 성향의 아이들은 답답할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한 곳에 정지된 수업이 아니라 이동 수업을 통해 대체를 하고 기본적으로 열린 교육을 지향하기 때문에 크게 문제 삼을 건 없다고 한다.

남편은 비싼 수업료와 기부금만큼 양질의 시설에서 교육의 기회를 누릴 수 있겠단 결론이었다. 반면, 차라리 이정도의 액수를 부담하면서 자연까지도 플러스되는 과천이나 지방으로 가는 게 낫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든다고 했다.

앞서 본 광명의 두 학교는 이정도 액수의 기부금이나 수업료는 아니었다. 그래서 남편은 대안학교계의 귀족학교라는 인상을 받은 것 같다.

대안학교마다 시설이나 수업료가 천차만별이라는 걸 새삼 알게 되었다.

성미산은 마을 내에 작은 까페가 있어서  아이들이 알바를 하기도 한다. 그리고 하자센터를 함께 운영하면서 해외 교환 수업도 한다. 하자센터는 유명한 노리야 악단이 있다. 노리야는 재활용품으로만 악기를 만들어서 공연을 하는 악단이다.

여러가지 정보를 결합한 프로그램을 갖고 있는 성미산 학교. 과연 대안교육계의 사립학교란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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