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에는 제대로 잠을 못이뤘다.

늦은 시간에 마신 커피 탓도 있고

기도가 게을러지면 웅크리고 있다가 성큼 다가서는 근심들로 잠을 못이뤘다.

 

남편은 곧잘 완벽한 엄마라고 말한다.

그리고 아내로서도 훌륭하다고 한다.

그런데 작가로서는 .... 아직 이렇다 할 프로필이 없는 현실 땜에 울적해서 근심했다.

한 때는 자아 실현이 우선일까, 자녀의 교육이 우선일까를 놓고 고민했었다.

만약 사회적 성공을 거뒀는데

아이가 중간에 죽거나 사회 부적응자가 된다면, 나는 행복했었노라 눈 감을 수 있을까. 그런 극단적인 생각까지도 했었다.

나의 명예는 나 하나로 끝나지만, 

한 생명은 민들레처럼 번지며 여러 사람에게 영향을 준다. 자존감을 제대로 지닌 건강한 자녀가, 다시 건강한 친구를 만들고, 건강한 선배가 될 것이며, 건강한 부모가 될 것이다. 한 생명에 대한 나의 책임은 길게 그 파장을 일으킨다.

그래서 자녀의 교육에 비중을 두고 생활이 흘러가고 있다.

 

거의 6년 동안 육아에만 집중했기 때문에 아직까지 프로필이 없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실력이 부족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수퍼맘이 되고 싶은 나의 욕심도 한 몫하고 있을 것이다.

그리면 그릴수록 자신의 부족한 점을 알게 된다. 그리고, 부족한 점을 해결하고자 할 때면, 턱없이 부족한 시간들에 짜증을 내게 된다. 하지만 이런 식의 생각은 아무런 발전없이 악순환만 됨을 잘 알고 있다.

 작가로서 점점 입지를 굳히고 있는 남편은, 언제나처럼 육아문제를 나한테 맡겨 놓은 체 코를 골며 자고 있었다.

성질 한번 부리고 애 한번 윽박지르면 만사 오케이인 남편.

나는 둘째에 대한 교육문제와 나 자신에 대한 미움으로 밤새 뒤척였다.

잠 못이루며 고민하는 것은 언제나 내 몫이다.

그러나 다 괜한 고민이다. 전쟁은 하나님께 속한 것이라 하지 않았던가.

 

기도가 게을러지면 남편도, 내 자신도 미워진다. 

아침마다 기도하며 마음을 다잡는다.

쉬지 않고 페달을 밟으면

결국은 목적지로 갈 것임을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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