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에 입학한지 두 달 되었다.

아이는 여전히 학교에 오며가며 싱글벙글이다.

내 생각엔 첫째로, 아이가 천성적으로 호기심이 많고 규칙적이며 순수하기 때문인 것 같다.

42명이나 되는 많은 친구들과의 생활이 답답하다거나 피곤한 기색이 별로 없다.

오히려 날마다 새로운 친구의 볼에 뽀뽀하는 귀여운 장난에 필이 꽂혀 있다.

둘째로, 학교가 끝나면 매일 한시간에서 한시간반 정도 미친듯이 놀기 때문인 것 같다.

정말 목이 말라서 물을 벌컥대며 마시듯이 논다.

30분 정도면 대부분의 아이들이 학원이나 학습지 선생님때문에 놀이터에서 사라진다.

그럼 그런대로 자전거를 신나게 탄다.

그래, 얼마나 좋겠니. 규칙을 강조하는 답답한 학교에서 나오자마자 가방을 휙 던지고 미친듯이 놀만 하다.

아직은 더 놀아야 하는 나이인데.

 

 

사교육을 하는 부모들을 비난했지만  사실 학교가 그렇게 만든다.

벌써부터 받아쓰기 시험은 긴 문장에, 문장부호와 띄어쓰기까지 완벽하길 요구한다.

마침표 하나 안 해도 그 답은 틀린 답이 된다. 국어 수업은 벌써부터 어려운 동화를 들먹이며 독해를 요구한다.

내가 볼 때엔 1학년의 수준치곤 너무 높다. 안타깝다. 어째서 그 훌륭한 권정생 선생의 동화를 아무 느낌없이 읽게 하는가? 3학년 정도는되야 이해할 것 같은데. 안타깝다.

교육계에 있는 사람들은 인성에 대한 고려는 전혀 안 하는 것 같다. 싸이코패스의 살인자가 속출하는데 여전히 암기식의, 입시위주의 교육을 강조한다. 지금 필요한 것은 뭐? 인성교육이다. 교과서의 내용을 더 쉽게 만들어야 한다.

 

나는 입장을 고수한다.

틀려도 좋다. 시험은 네가 무엇을 모르는지 알기 위한  과정일 뿐이다.

놀아라. 미친 듯이 날마다 한 시간 이상씩 놀아라.

한국의 교육계가 미쳐있다고 너까지 함께 널을 뛸 필요는 없단다.

인생은 단거리가 아니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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