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학을 앞두고 2학년 교실 청소를 갔다.

 

그런데 우리반 아이가 6학년짜리 형에게 맞아서 한쪽 볼이 시퍼렇게 멍이 들고 

입술이 터져서 피가 고인 체 집으로 왔단다.

피해 아이의 집으로 당장 달려갔더니

문을 열자마자 비타500을 든 가해 학생이 인사를 꾸벅하면서 하는 말, "죄송합니다."

엄마는 달아나고 아빠는 회사갔고 할머니 혼자 방치한 체 키우는 것 같더라며 

온 동네 애들을 워낙 때리고 다녀서 그 집의 주소까지 동네아이들이 알고 있더란다.

그 얘기를 들은 다른 엄마들은 이구동성으로 아이에게 알아서 피해다니라고 했단다.

우리 아이만 피해다니면 된다고 생각한다.

그건 문제 해결이 아니다.

나는 지금 그 아이를 상담하고 치료해줄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 알아보고 있는 중이다.

그런데 도움을 구할 방법이 없어보인다.

일단 보호자가 있는 아이는 상담대상에서 제외된다. 

욕구를 말대신 폭력으로 푸는 아이는 사회 범죄의 싹이 아닐까?

 

문제는 가해자 뿐만이 아니다. 맞은 그 아이도 문제가 있다.

입에 욕을 달고사는 아이, 

너무나 산만해서 담임이 맨 앞 줄에 책상을 따로 놓고 계속 주의를 준다는 아이,

엄마는 마음껏 놀게 해준다고 말하지만

놀이터에서 어슬렁 거리다 질 나쁜 형들과 어울려 다니는 아이에 대해 

엄마는 문제의식이 없다.

그건 활달한 아이의 성향이라고 생각한다.

학교 수업이 활달한 기질의 아이를 구속한다고 생각한다.

방치를 자유라고 착각한다. 

욕은 수위가 좀 낮으면 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항상 웃고 모범생인 우리 초코는 여성적이라고 평가한다.

하긴, 제 자식도 제대로 못보는데 남의 자식은 제대로 보겠는가.

 

나도 자식 키우는 일이 어렵다.

나도 고민을 많이 한다.

그러나 자기를 합리화하며 아이를 문제 상태로 그냥 두는  부모들을 대할 때면

너무나 화가 난다.

그러면서 비행 청소년들 뉴스에 뜨악하는지

그러면서 사회범죄 뉴스가 제 자식과는 먼 이야기라고 생각하는지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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